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아하, 그럼 비버 님도 호숫가에 집을 짓고 있는 중이었군요. 저도 집을 만들고 싶어서 굴을 파는 중이었어요. |
럭키비스트 |
프레리도그는 땅 속에 굴을 파고 사는 동물이야. 주로 초원지대에서 생활하고 있지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전 원래 전망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 근처에 집을 지으면 딱이라고 생각했는데..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파고파고 또 파도 자꾸만 무너져버려요... |
아메리카비버 |
그치만 이렇게 잔뜩 파 놓으면 지반이 약해져서 더 위험하지 않을까요? 음, 아무래도 불안해요..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어? 비버님은 굉장한 분이시군요? 슥 보기만 하고도 그런 걸 알 수 있다니!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저기, 저한테도 이것저것 가르쳐주면 안 될까요? |
서벌 |
우리, 여기 나무를 베러 온 건데, 베고 나서 얘기해도 될까?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당연하죠. 그런 거라면 저도 도와드릴게요. |
서벌 |
으으, 어떤 나무를 골라야 되지? |
아메리카비버 |
그러니까, 길이는 대충 이 정도 쯤이고, 되도록이면 한 번에 운반해버리는 게 좋으니까, 잘 생각해서..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아무튼 일단 돌격하고 보는 겁니다요! |
서벌, 가방 |
잠깐, 잠깐!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네? |
아메리카비버 |
어디부터 깎느냐에 따라서 넘어지는 방향을 조절할 수 있어요. 보세요. |
아메리카비버 |
여기서 이만큼 깎은 다음에, 반대쪽에서 마저 깎으면... |
서벌, 가방, 프레리 |
우와~ |
서벌 |
그렇구나!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비버 님은 정말 굉장합니다요! 이제 알겠어요. 이빨을 쓰면 되는군요? |
아메리카비버 |
이렇게 아무 생각 없을 땐 금방 하는데,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... 으으응~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일단 비슷한 느낌의 나무를 100개 정도 잘라봤어요. 길이는 이따가 만들면서 맞추는 게 어때요? |
서벌 |
속도가 장난 아니잖아? |
아메리카비버 |
우와~ 빠르네요. 잘라낸 자리고 깔끔하고요. 정말 존경스러워요!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우리는 원래 집단으로 구멍을 파기 때문에,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데 익숙하거든요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그러는 비버 님이야말로 아는 것도 많고 존경스럽습니다요! |
아메리카비버 |
통나무가 이렇게 빨리 준비될 줄은 몰랐는데, 이게 다 여러분이 도와준 덕분이에요. |
아메리카비버 |
단단하고, 길고, 굵고... 정말 마음에 쏙 들어요! |
아메리카비버 |
이번엔 잃어버리지 말고 소중하게 써야지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전망 좋고, 햇빛 좋고, 마구마구 파고 싶어지는 이 느낌! 도저히 못 참겠습니다요!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우오오! 당장 가서 파겠습니다요! |
서벌 |
넌 잘 될 것 같아? |
아메리카비버 |
한번 해봐야죠. |
아메리카비버 |
나무는 충분하니까 우선 기초부터 다지고, 나중에 쌓아올릴 것까지 생각해서... |
가방 |
머릿속에 순서가 다 그려지나 봐. |
서벌 |
비버는 굉장하구나~ |
아메리카비버 |
아니, 잠깐... 시작하기 전에 먼저 길이부터 재야겠지? |
아메리카비버 |
잘 못 자르면 다시 붙일 수도 없으니까, 으음... |
아메리카비버 |
점점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, 프레리가 잘 하고 있는지 보고 와주실래요? |
서벌 |
으, 응. 너무 고민하지 말고. |
서벌 |
프레리는 잘 하고 있으려나? |
가방 |
벌써 다 만들었을지도 몰라. |
서벌 |
어? 근데 어딨는 거지? 프레... |
가방 |
으아아! 프레리 씨!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고맙습니다요. 또 산 채로 묻힐 뻔했네요. |
가방 |
괜찮은 거예요? |
서벌 |
우리가 보러 오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어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그래도 여기 땅의 특징은 다 파악했습니다요. 자, 갑니다요~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으아악! 바위가, 바위가~ |
서벌, 가방 |
으아~! |
서벌 |
괜찮은 거야?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정말 면목이 없습니다요... |
가방 |
그러지 말고, 좀 천천히 파보는 게 어때요?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해보겠습니다요! |
서벌 |
프레리는 진짜로 굉장하구나. |
가방 |
비버 씨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? |
서벌 |
우와~... 아 뭐야, 아까랑 하나도 달라진 게 없잖아? |
아메리카비버 |
이번엔 실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무서워서 못 자르겠어요. |
서벌 |
큰일이네. 뭐 좋은 방법 없을까? |
가방 |
좋은 방법이라... |
가방 |
아! 우선은 작은 크기로 만들어보는 게 어때요? 연습으로요. |
아메리카비버 |
작은 크기로요? |
가방 |
진짜 집을 짓기 전에 연습해보는 거예요. 우선 이만한 사이즈로 만들어보는 거죠. |
아메리카비버 |
아, 그거 좋은 생각 같네요. 한번 해볼게요. |
서벌 |
프레리는 잘 하고 있나 모르겠네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살려주세요, 살려주세요~ |
서벌 |
뭐야 또~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이번엔 성공하고 말겠습니다요! |
서벌 |
어이, 잠깐 잠깐만, 잠깐... |
가방 |
파기 전에 미리 생각을 좀 해보는 게 어때요?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그렇군요. 그럼 이제 생각하고 파겠습니다요! |
가방 |
잘 돼가요? |
아메리카비버 |
모형의 모형부터 만드는 중이에요. |
서벌 |
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거든?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전 분명히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팠는데 말이죠... |
서벌 |
왜 그렇게 되는 건데~ |
아메리카비버 |
이것도 아니야... |
가방 |
기운 내세요. |
서벌 |
자파리빵이라도 먹을래? |
아메리카비버 |
프레리는 어떻게 잘 하고 있어요?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20개 정도 만들어봤는데, 전부 실패하고 말았습니다요. |
아메리카비버 |
그렇게 많이 만들었어요?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비버 님은요? |
아메리카비버 |
아직 시작도 못 했어요. 만드는 방법은 알겠는데..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와, 비버 님이 부럽습니다요. |
가방 |
맞다! 저기, 이건 제 생각인데요, 둘이 같이 집을 지으면 어떨까요? |
프레리, 비버 |
둘이 같이요? |
아메리카비버 |
그치만 저랑 하면 시간이 오래 걸릴 텐데, 그럼 미안하잖아요..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저도요. 실수로 비버 님의 집을 부숴버릴지도 모릅니다요. |
가방 |
그러니까 프레리 씨는 작업에만 집중하고, 비버 씨는 모형을 만드는 거랑 지시하는 데에만 집중하면 되잖아요. |
서벌 |
그래, 한번 해봐! 너넨 어떤 집을 만들고 싶어? |
아메리카비버 |
어, 전 이렇게 통나무를 쌓아서 만들고 싶어요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구멍, 구멍, 전 구멍을 파고 싶습니다요. |
가방 |
그럼 구멍을 통해서 들어가는 집이 좋겠네요. |
아메리카비버 |
그리고 물에서 가까운 곳이면 좋겠어요. |
서벌 |
그럼 저기는 어때?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와, 저기로 터널을 파서 건너가고 싶습니다요! |
아메리카비버 |
그거 좋네요! |
서벌 |
굉장하다! 나도 가보고 싶어! |
아메리카비버 |
그럼 올라갈 수 있게 사다리를 만들어야겠네요. |
서벌 |
재밌겠다!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모형도 엄청 잘 만드시네요. |
아메리카비버 |
입구는 안 보이는 게 좋으니까, 여기다가도 입구를 만들면 어떨까 해요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땅을 파서 지하실도 만들고요, 그리고 가능하면 전망도 시원시원했으면 좋겠어요. |
아메리카비버 |
그럼 마루를 더 높이 올리고... |
가방 |
와, 그렇게도 할 수 있어요? |
서벌 |
굉장하다! |
일동 |
우와~ |
서벌 |
우리, 이거 다 같이 만들어보자! |
가방 |
그럼 이제부터 우리한테 할 일을 지시해주세요. |
아메리카비버 |
어, 어어, 네, 그럴까요? 우선은 구멍부터 파는 게 좋을 것 같아요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당장 시작하겠습니다요! |
아메리카비버 |
무작정 파들어갔다간 무너질 게 뻔하니까, 깊게 파주세요. |
아메리카비버 |
그리고 중간중간 나무를 대서 보강하구요. 이런 식으로..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이렇게 하면 되는 거죠? |
서벌 |
빠르다! |
아메리카비버 |
그대로 조금만 더 깊이요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알겠습니다요! |
아메리카비버 |
둘은 여기서 파는 흙을 옮겨줄래요? |
서벌 |
알았어. |
가방 |
네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굉장해요, 이렇게 하니까 정말로 안 무너지네요?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여기까지 무사히 뚫었습니다요~ |
서벌 |
우와~ |
아메리카비버 |
다음에는 기둥을 세워주세요 |
가방 |
네~ |
아메리카비버 |
프레리는 거침없이 해치우는 점이 대단한 것 같아요. 덕분에 금방 만들고 있어요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비버 님은 목재라든지 땅의 성질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요. 전 구멍파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. |
서벌 |
우리는 별로 도와줄 게 없는 것 같네. |
가방 |
그러게 말이야. 주변 청소라도 하고 있을까? |
일동 |
완성이다~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전망이 정말 끝내줍니다요! |
서벌 |
우와~ |
아메리카비버 |
전 여기가 마음에 들어요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안녕하세요? 또 안녕하세요? |
서벌 |
에헤헤~ |
서벌 |
이쪽에 편하게 누울 게 있으면 좋겠다. |
아메리카비버 |
좋은 생각이네요. 이렇게 만들면 어떨까요? |
서벌 |
빠르다!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와하, 그러니까 이런 걸 말하는 거죠? |
서벌 |
빠르다~ |
가방 |
둘이서 호흡이 착착 맞네. |
서벌 |
그러게 말이야. |
아메리카비버 |
가방이랑 서벌 덕분에 멋진 집이 생겼네요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이제부턴 아늑하게 지낼 수 있게 됐어요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같이 만들어보라고 말씀해주신 덕분이에요. |
가방 |
어? 그렇지 않아요. 전 힘이 세지 않아서 별로 도와주지도 못했는걸요. |
아메리카비버 |
원래 그런 동물인 거 아닐까요? 생각하는 걸 잘 하는 동물.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제 생각도 그래요. 분명히 멋진 동물일 거예요. |
가방 |
어, 네! |
서벌 |
그럼 우린 이만 가볼게. |
아메리카비버 |
아, 그럼 잠시만요! |
검은꼬리프레리도그 |
아하! |
사막여우 |
라쿤~ |
라쿤 |
흐에에엑? |
라쿤 |
게다가 목표는 이미 내려갔다니, 이럴 순 없는 것이다! |
사막여우 |
그래서 내가 천천히 가자고 했잖아~ |
알파카 |
느긋하게 차라도 마시고 가라니~ |
따오기 |
노래해줄까? |
따오기 |
내 이름은~ 따오기~ 친구를 찾아 날아왔다네~ |
라쿤 |
카페라는 데, |
사막여우 |
참 좋은 데구나~ |
라쿤 |
이럴 때가 아닌 것이다! 보물이 부르고 있는 것이다! |
알파카, 따오기 |
보물? |
서벌 |
이 침대 무지하게 편하다~ |
가방 |
덕분에 좋은 선물을 받았네. |
서벌 |
참 재밌는 애들이었어. |
가방 |
멋진 짝꿍이었지? |
서벌 |
그치만 우리도 최고로 멋진 짝꿍이잖아! |
서벌, 가방 |
으악! 으앗... 아으으... |
서벌 |
으으으... 어잉... |
오록스 |
네 이놈들, 어디서 온 놈들이냐? |
(엔딩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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